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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육지 속 섬마을 ‘회룡포’ 2022-11-13 08:51
낙동강 천 삼백리길을 따라(18)

【에코저널=서울】내성천이 끼고 흐르는 회룡포를 관망하는 회룡대로 가기 위해서는 비룡산(飛龍山)을 넘어야 하고, 장안사(長安寺)를 거쳐야 한다.

예천군 용궁면에 있는 비룡산장안사(飛龍山長安寺)는 신라 경덕왕 때(759년) 운명조사가 국태민안을 염원하며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장안사는 세 곳이 있는데, 위로는 금강산, 아래로는 양산, 그리고 중간지점인 예천의 비룡산에 있다.

▲장안사 대웅전.

‘두타(頭陀)’라는 젊은 승려가 전국을 행각하던 중 다 허물어진 장안사를 보고 혼자 괭이로 산길을 내고 우마차로 들보를 옮기며, 새롭게 가람을 중수하는 모습에 마을주민들이 감복해 불사를 도와 마침내 장안사의 옛 모습으로 복원했다. 신도들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하자 스님 두타화상(頭陀和尙)은 올 때 그 모습으로 걸망 하나만 매고 조용히 떠났다고 한다.

대웅전 화단에는 백합(百合)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나리가 붉게 피었다. 나리꽃의 ‘나리’는 당하관(堂下官)의 벼슬아치를 높여서 부르던 호칭과 같은 말이다. 영산전(靈山殿) 앞으로 한 계단 위로 올라오면 용왕바위와 용왕각이 자리한다. 용이 웅비하는 형상의 산 비룡산(飛龍山, 240m)이 있고, 용왕바위가 있으니 이곳의 지명을 ‘용궁(龍宮)’이라 할만하다.

석불좌상을 둘러보고 김종서 성삼문부터 도종환, 나태주까지 시화(詩畵)가 나열해 있는 희망의 200계단을 올라 회룡대(回龍臺)에 오른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회룡포마을을 감싸고 흐르는 광경이 마치 용이 비룡산을 박차고 하늘로 올라가면서 물을 휘감아 돌아가는 형상인지라, 지금 회룡대에 서있는 내 마음은 용의 등에 올라 하늘로 비상(飛翔)하는 것만 같다.

▲회룡포.

붕 떠 있는 마음을 추스르고 계단을 따라 회룡포로 내려온다. 내리막 끝 지점에 있는 어느 가정집에는 왕보리수열매가 손길을 기다린다. 주인아주머니는 우리 속마음을 이미 알고 있는 듯 마음껏 따 먹으라고 한다. 그러나 욕심 같아서는 다 따먹고 싶지만, 막상 한 주먹 따서 먹고 나니 더 이상 손이 안 올라간다. 원래 서리라는 것은 주인 몰래 따먹는 재미가 쏠쏠한 것을...

회룡포마을로 들어가려면 뿅뿅다리를 건너야 한다. ‘뿅뿅다리’는 기존에 놓여 있던 외나무다리 대신 강관과 철 발판을 이용해 다리를 놓았는데, 마을주민들이 이 다리를 이용하면서 ‘발판구멍으로 물이 퐁퐁 솟는다’고 하여 퐁퐁다리로 불렀으나 1998년도에 매스컴에 ‘뿅뿅’으로 잘못 보도됐다. 이 이름이 더 많이 알려져 지금의 뿅뿅다리가 됐다고 한다.

뿅뿅다리는 폭이 좁아 교행이 어려운 난간(欄干)이 없는 외다리로 다리가 고정돼 있다 하더라도 흐르는 강물에 흔들리는 착시현상을 일으켜 여느 출렁다리 못지않게 긴장감을 안겨 준다. 고운 모래 위로 흐르는 강물에는 물고기들이 꼬리치며 물살을 가를 때마다 악동 같은 장난기를 일으키게 하는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강물이 휘감아 돌아 육지 속의 섬마을이 된 회룡포(回龍浦)는 명승 제16호(2005년 8월)로 지정됐다. 강물이 350도 휘감아 돌아나가서 마을 주위에 고운 모래밭이 펼쳐지며, 산과 강이 태극모양의 조화를 이룬다. 원래 의성포(義城浦) 마을이었는데, 경북 의성군과 이름이 겹쳐 회룡포마을로 아예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제2뿅뿅다리.

제2뿅뿅다리로 회룡포에 들어가 마을을 가로질러 제1뿅뿅다리로 나오면서 펼쳐지는 모래와 강물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가 노래로 변주돼 입술을 비집고 나온다. 절경에 취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몸통을 오늘의 출발지인 삼강나루로 바삐 이동한다.

삼강교에서 막 출발해 낙동강 하류로 내려가는데 길이 막힌다.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서 문경시 영순면 이목리로 건너가는 길목을 교량공사로 폐쇄해 버렸다. 어쩔 수 없이 버스로 이동한 이목리는 남쪽으로 낙동강이 흐르고, 강 주변으로 평야가 발달돼 있다. 이목리에는 봄이면 진달래가 만발해 ‘꽃개’라는 마을이 있다. 마을 앞 강변에 검은 바위가 있다고 해서 ‘금포’, 큰 흰 바위가 있어 ‘백포’라는 마을도 있다.

문경시 영순면에서 영강(潁江)을 건너면 상주시 사벌면이다. 영강은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 속리산에서 발원해 문경시를 동서로 가로질러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에서 낙동강으로 유입된다. 사벌지역은 옛날 사벌국(沙伐國)이라는 작은 부족국가였으나 신라 첨해왕(沾解王)에게 정벌돼 사벌주(沙伐州)라 불렸다. 1914년 일제강점기 때 행정구역 개편으로 사벌면이 되어 상주시의 동북부에 위치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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